October 26, 2021
프로그래밍을 공부하기로 마음먹은 건 전 직장에서 우연히 만나게 된 프로그래머가 정말 멋있어 보였기 때문이다. 당시 나는 연구소에 다니고 있었는데 건물 3층 높이의 거대한 연구 장비를 작은 노트북 하나로 제어하는 모습은 마치 마법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단순히 멋있어 보여서 시작한 프로그래밍은 공부하면서 점점 흥미롭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때로는 어려운 문제를 맞닥뜨리면서 좌절하는 순간도 존재했지만, 그 어려움만큼이나 문제를 해결했을 때 느끼는 성취감이 정말 좋았다.
성취감을 즐기고 있다는걸 깨달았을 때 쯤, 이 일을 직업으로 삼는 프로그래머가 되고 싶어졌다.
본격적으로 프로그래밍을 시작할 때는 즐거운 일들만 가득할 줄 알았다. 하지만 취미로 공부했을 때와는 다른 난이도의 깊이 있는 지식이 필요했다. 또한, 재미를 느끼는 부분들만을 공부하는 것이 아니라 흥미가 다소 떨어지는 영역들까지 지식을 확장해야 했다.
맞닥뜨리는 문제들도 점점 어려워졌다. 뭐든지 할 수 있을 거라는 자신감은 점점 줄어들었고 주위 사람들과 자신을 비교하며 좌절하기도 했다.
하지만 변한 건 해결해야 하는 문제들 뿐만이 아니었다. 이전에 혼자 공부할 때와는 다르게 내 옆에는 같은 목표를 향해 나가면서 서로를 돕는 동료들이 생겼다. 동료들은 자신들의 지식을 공유해줬고 나는 그렇게 익힌 지식을 다른 사람들에게 나눌 수 있게 됐다.
혼자였으면 불가능했을 도전적인 일들도 협업을 통해 헤쳐 나가면서 혼자 문제를 해결했을 때보다 더 큰 성취감과 희열을 맛볼 수 있었다.
프로그래밍을 학습하는 일련의 과정에서 협업의 가치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됐다. 1 더하기 1이 2가 아닌 10, 20의 시너지로 나타나는 순간들도 여러 번 경험했다.
혼자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의 난이도가 10이라면 협업을 통해 해결할 수 있는 문제의 난이도는 그보다 몇 배, 몇십 배는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던 문제를 협업해 해결해 나갈 때 그 짜릿함은 배가 된다.
프로그래밍이라는 카테고리에 국한되지 않더라도 문제를 해결하는 건 즐거운 과정이다. 더 크고 어려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프로그래머가 되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는 프로그래밍 능력만큼 협업 능력도 중요하다. 기술적으로도 인격적으로도 성장해 누구나 함께 일하고 싶은 프로그래머로 성장하고 싶다.